표고버섯 키우기

1. 표고버섯을 키우다.

지난겨울,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갑갑한 생활을 하던 중, 표고버섯 키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만 제때 주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재배하기 쉽고 무엇보다 성장이 빨라 아침, 저녁으로 버섯이 쑥쑥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인터넷(지시장)에서 3세트를 구매하였습니다.

업체가 여러 군데 있고 배지의 크기도 다양, 가격도 천차만별이었지만 제가 선택한 곳은 "서천군 표고버섯 영농조합법인"이라는 곳입니다. 가격은 배지 2개 한 세트에 14000원가량입니다.

이곳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서천에서 참나무 톱밥으로 가공하여 배지 자체를 믿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폐목에 배지를 배양하여 유통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일단 지역 특산물로 인정된 제품을 골랐습니다.

표고는 생으로 먹는 경우도 있으니 무엇보다 자라는 환경이 중요하겠지요.

표고버섯이 도착하면 일단 표면의 비닐을 벗기고 물에 8시간가량 담가 줍니다.

처음에는 배지가 조금 징그럽게 생겼다고 생각되었는데 자꾸 보면 곧 적응이 됩니다.

표면에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라는 업체도 있었고 젖은 키친타월로 덮어주라는 업체도 있었는데 후기를 보니 물에 8시간 이상 담가서 배지가 충분히 물을 먹었을 때 버섯이 가장 잘 올라온다고 합니다.

물에 담그면 배지가 동동 떠오르는데 이때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아도 되고 저처럼 큰 비닐봉지에 넣고 공기를 뺀 뒤 윗부분을 고무줄로 묶어주어도 됩니다.

물에서 건져낸 표고버섯은 화분 받침이나 큰 접시에 올려두고 키웁니다.

저는 이도 저도 마땅치 않아서 박스에 배송 올 때 배지가 싸여있던 비닐을 깔고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수차례, 마치 예전 어머니께서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시던 것처럼 오며 가며 스프레이로 물을 분사해 줍니다.

2~3일이 지나면 배지에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5일째가 되면 개중에 큰 버섯들은 수확을 해도 될 정도의 크기가 됩니다.

아까워서 조금 더 두고 보고 싶지만 수확 시기를 놓치면 통통하던 갓 부분이 얇고 평평해지다가 일명 상품성이 없는 버섯이 되어 버리니 조금씩 자주자주 수확하면 됩니다.

여러 군데 3~4개씩 뭉쳐서 난 버섯들은 제일 그럴싸한 버섯만 남기고 솎아주세요. 솎아 낸 버섯은 볶음밥이나 찌개에 활용하면 좋습니다.

제일 큰 버섯은 잘게 찢어서 참기름에 찍어서 먹었는데 향이 표고버섯보다는 자연산 송이버섯에 가까워서 놀랬습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표고버섯과는 향이 엄청나게 차이 납니다.

버섯이 계속 자라니 박스 안이 좁게 느껴져 욕실 바닥에 비닐을 넓게 깔고 적당히 간격을 주었습니다.

박스 안에 깔았던 비닐을 잘라서 넓게 펼쳐 재활용하니 사이즈가 딱 맞았습니다.

스프레이로 물을 주다가 샤워기로 뿌리니 물 주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버섯도 더 잘 자라는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거실보다 욕실의 습도가 높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에 몇 개씩 꾸준히 수확하다가 2박 3일 여행을 다녀오니 작은 표고버섯들이 저렇게 커 있었습니다.

물론 가기 전에 물을 충분히 주고 갔습니다만 조그맣던 표고버섯들이 저렇게 쑥쑥 자라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윗부분에 수확 시기를 놓쳐서 갓이 피어버린 버섯들도 보이네요.

이 버섯들은 모양도 색깔도, 향도 아랫부분에 보이시는 통통하게 자란 버섯들보다 못합니다.

작은 버섯들만 빼고 모두 수확하여 실컷 먹고 시댁에도, 친정에도 맛보시라고 조금씩 나누어 드렸습니다.

수확이 끝난 배지는 휴지기를 두어야 하는데 배지를 완전하게 말려 두셨다가 처음 과정처럼 되풀이하시면 됩니다.

이때 PET 병으로 배지를 10회 정도 두드려 주시면 버섯 발생을 촉진시켜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3~4회까지 배양이 가능하다고 하고 횟수가 거듭될수록 배지의 영양도 줄어들어 수확량은 적어집니다.

수명을 다 한 배지는 부수어서 화분이나 텃밭에 뿌려주시면 좋습니다.

저는 다른 식물들은 키우는데 소질이 없는지 집에 가지고 오기만 하면 죽이는 편인데 이 표고 배지는 잘 키워냈습니다.

식물키우기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 표고버섯 키우기 완전 추천합니다.